부모 재력 앞세운 ‘일타맘’, 심의규정 위반 판단
핵심 요약
부모의 재력과 정보력을 명문대 진학의 핵심 조건처럼 다룬 ‘일타맘’이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됐다. 심의위원회는 인권 보호와 건전성, 어린이·청소년 정서 함양, 사회통합 등 4개 조항 위반을 인정해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민원 제기 단체들은 판단의 취지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늦은 처리와 낮은 제재 수위를 지적하고 교육 콘텐츠의 별도 심의 기준을 요구했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을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좌우하는 조건처럼 다룬 tvN 예능 프로그램 ‘일타맘’이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을 받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전국 51개 기관·단체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에 ‘의견제시’ 조치를 결정한 결과를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민원 제기 단체들에 처리 결과를 알렸다. 방송에서 ‘상위 1% 엄마들의 특급비밀’과 ‘명문대 진학 로드맵’을 되풀이해 강조하고, 부모의 재력과 경제력이 명문대 입학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처럼 표현한 방식이 왜곡된 교육관과 위화감을 만들고 지역·계층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 보호와 건전성, 어린이·청소년의 정서 함양뿐 아니라 사회통합 규정까지 적용해 모두 4개 조항의 위반을 인정했다.
‘일타맘’은 지난해 6월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방영됐다. 자녀를 이른바 명문대에 보낸 ‘성공한 엄마’의 교육 방식을 앞세워 고액 사교육과 ‘4세 고시’, ‘초등 의대 진학반’ 등 조기 사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첫 방송에는 9세 자녀에게 수학·영어·논술 등을 가르치며 매달 300만원에 가까운 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이 등장했고, 다른 출연자는 두 달간 교육비로 1000만원을 쓴 경험을 공개했다.
51개 단체는 지난해 7월 15일 방송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과잉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심의를 요청했다. 극소수 고소득 가정의 경험을 교육 성공의 비결처럼 미화하고 일부 명문대와 의대 진학을 성공의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번 결정이 교육격차와 계층 간 위화감을 키우는 콘텐츠의 폐해를 인정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지만, 종영 약 1년 뒤 결과가 나온 데다 제재가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문 점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의료·건강과 금융·투자 분야처럼 교육의 공공성과 정보 책임성을 반영한 별도 심의 기준 마련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