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맞선 해상 공방, 미·이란 협상 더 멀어져
핵심 요약
홍해 화물선 공격과 오만만 미군 작전으로 해상 충돌이 격화했다. 이란과 미국이 서로 배상과 봉쇄 해제 조건을 내놓으면서 협상 거리가 더 벌어졌다. 호르무즈와 홍해 항로의 불안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경제 압박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공습과 보복을 자제하는 사이 홍해와 오만만에서 해상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11일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화물선을 공격해 파키스탄인 3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선원 4명이 숨졌다. 재공격 과정에서는 구조대원 2명도 사망했으며 선원 7명과 해안경비대원 2명 등 10명이 다쳤다. 사실관계가 최종 확인되면 이란 전쟁 이후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로 발생한 첫 사망 사례가 된다.
피격 선박은 이집트 소유 화물선 ‘티하마흐’로 파악됐으며, 사건 당시 예멘 무라드와 모카 인근 해역에 있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군사 장비를 실은 배를 공격했다고 밝혔지만 선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날 미군은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로 향하던 파나마 국적 ‘벨라 노바’의 기관실에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해 조타 장치를 무력화했다. 승무원 17명은 다치지 않았고, 미군은 봉쇄를 우회하려던 선박 55척의 항로를 바꾸고 3척을 무력화했으며 2척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닫힌 상황에서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거치던 원유 수출 물량을 홍해로 돌리는 방안도 제약을 받게 됐다. 이란은 미국의 전쟁과 봉쇄 종식, 동결자산 해제, 레바논·가자지구를 포함한 역내 휴전, 전쟁 배상, 미군 철수 등을 해협 개방 조건으로 제시했다. 오만과 논의 중인 해협 관리 합의도 폐쇄 해제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위협의 수위를 낮추고 경제 압박에 무게를 두면서도 이란에 새로운 배상 요구를 제시해 양측의 간극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전망이 흐려지자 브렌트유 10월물은 12일 장중 배럴당 90.07달러까지 올랐고 오전 9시38분에는 89.3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7일 종가 83.55달러와 비교하면 3거래일이 지나기 전에 약 7% 상승했다. 이란은 순환 정전과 필수품 환율 보조금에 더해 연료·전기 배급과 화폐 발행까지 가능한 ‘생존 경제’로 버틸 여지가 있어, 중간선거를 석 달도 남기지 않은 미국에서 경제적 부담을 둘러싼 압박이 먼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