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상속주식 평가, 주가 부양 유인은 미흡
핵심 요약
상속·증여를 앞둔 상장사 대주주의 주가 하락 유인을 다루는 세제개편안이 공개됐다. 순자산가치와 자본거래, 주가 하락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입증 책임과 최소 30% 할증이 적용된다. 저평가 주식의 평가 하한이 빠져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8월 3일 공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상장사 대주주의 상속·증여 과정에서 의도적인 주가 하락이 의심되는 기업의 주식 평가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세제 합리화를 내세웠지만, 여러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규제가 작동하는 구조여서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의 순자산가치가 업종 내 하위에 속하고, 최근 1년간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본거래가 있었으며, 주가가 최근 3년간 시가보다 30% 이상 하락한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기업이 직접 소명해야 하며,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판단될 경우 과세 평가 기간을 늘리고 평가액에 최소 30%를 할증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속일이나 증여일 전후 2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돼 주가가 낮을수록 대주주의 부담도 줄어든다.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기업 가치 상승을 반기지 않거나 주가가 실제 자산가치보다 낮은 상태를 방치할 유인이 생기는 배경이다. 상장사 지분의 통상 60~70%를 보유한 일반주주는 이 과정에서 이해가 침해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와 같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의 연장선에서 논의돼 왔다.
초기 논의에서는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는 기업의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함께 반영하고, 평가액의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로 정하는 대신 최대주주 할증을 없애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최종 개편안은 저평가 상태 자체에 하한을 두지 않았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장기간 증시에서 소외된 기업은 30% 할증을 받더라도 낮은 주가가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어, 대주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만드는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