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대출 급증…주담대와 격차 1년새 2.5조원 축소
핵심 요약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6월 말 기준 47조69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과의 격차가 1년 새 2조8900억원에서 3462억원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은행권 대출 규제와 증시 랠리가 맞물리며 보험계약대출 수요가 늘었고, 보험사들은 대출 한도를 축소했지만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비은행권 대출 관리 강화를 예고했으며, 차주들은 보험금 차감·계약 해지 등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경기도 성남에서 치과기공소에 근무하는 최씨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길 때마다 여러 차례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해 왔다. 최씨는 "일반 대출은 신용등급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보험계약대출은 이미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빌리는 것이어서 신용평가에 부담이 없다"며 "금리도 다른 비은행권 대출보다 낮아 소액이 급히 필요할 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올해 증시 랠리에도 주식 투자 목적의 대출은 피했지만, 주변에서 보험계약대출로 주식에 베팅하는 사례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국내 8개 주요 생명·손해보험사(교보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6월 말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7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보다 3462억원 적은 수준으로, 1년 전 2조8900억원이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험계약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대체하는 자금 조달 창구로 부상한 것이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해지환급금 범위 안에서 빌리는 구조라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올해 초 코스피 급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이 대출을 활용한 자금 조달도 늘었다. 이에 보험사들은 지난 4월 대출 한도를 해지환급금의 95%에서 85%로 낮추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증가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비은행권 대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험계약대출이 연체 시 보험금에서 원리금이 차감되고, 대출 잔액이 해지환급금을 넘어서면 보험계약 자체가 해지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차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