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차등화에 맞선 서울시 공급론
핵심 요약
정부는 비거주·고가주택의 세 부담을 높여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세제개편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전월세 매물 감소 가능성을 지적하며 정비사업과 민간임대를 통한 공급 확대를 요구했다. 향후 공급대책의 규제 완화 범위와 오세훈 시장의 사법리스크가 정책 전개의 변수로 남았다.
부동산시장 안정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서로 다른 처방을 제시했다. 정부는 비거주·고가주택의 세금 부담을 높여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서울시는 세제 강화만으로 서울의 주택 부족을 해소할 수 없다며 재개발·재건축과 민간임대를 통한 공급 확대를 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고, 비거주 1주택자에게는 9억원 공제를 적용한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공제도 거주 여부와 주택가액에 따라 달리해 비거주·초고가주택의 보유 비용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직접 입주나 매도를 유도하고 일부 지역과 고가주택에 몰린 수요를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을 직장과 교육, 생활 기반시설이 집중된 지역의 공급 부족으로 진단했다. 비거주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면 전체 주택 수는 그대로인 채 전월세 매물만 감소해 임대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 토론회에서 세제개편이 집값 안정 대신 시장 혼란과 전월세 상승을 부를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완을 요구했다.
양측의 충돌은 향후 공급대책 논의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심 정비사업 규제를 어느 수준까지 풀지, 민간임대를 얼마나 허용할지, 실제 착공 물량을 언제 공급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서울시 정책의 연속성에는 오 시장의 재판도 변수다. 오 시장은 지난달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아 항소했으며,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