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높인 부동산 개편, 거래·공급 대책은 미흡
핵심 요약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인다. 거래세 인하 없이 보유세만 강화하면 매물 잠김과 임차인 부담 전가가 발생할 수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 거래세 조정과 재개발·재건축 및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함께 요구된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이는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종부세 강화를 통해 주택 보유 구조를 거주 중심으로 바꾸고 집값 안정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환해 비거주 보유자에게 적용되던 혜택을 줄인 점도 이번 개편의 핵심 변화다.
개편안은 기본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함께 조정한다.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액은 14억원이지만 비거주 1주택에는 9억원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8년 80%까지 오른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거주 공제로 바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주택을 매매 대상보다 생활 공간으로 보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시장을 정착시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7월 보유세 비중 확대와 거래세 인하를 함께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 안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유지한 채 보유세 부담을 키우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국내총생산의 약 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1.6%의 두 배에 가깝다. 거래 비용이 낮아지지 않으면 주택 처분을 어렵게 해 매물 잠김을 심화하고, 세 부담만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증가는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을 촉진해 전세 공급을 줄이거나, 늘어난 보유세가 임차인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안고 있다. 정부는 앞서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를 함께 언급했지만 이번 거래세 대책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집값 안정 효과를 높이려면 거래세 조정과 함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과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