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로 번진 수사·기소 분리 논쟁
핵심 요약
검사의 직접 수사 기능에 이어 보완수사권도 폐지되면서 수사·기소 분리 구상이 제도화됐다. 경찰 수사 통제의 공백을 우려하는 여론과 원칙적 분리를 고수한 민주당의 입장이 충돌했다. 검찰개혁의 정치적 구호가 국민 권익 보호라는 제도 목적과 조화를 이루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가결을 주도하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됐다. 지난 3월 제정된 공소청법이 검사의 수사개시권과 직접 수사 기능을 원칙적으로 전면 배제한 데 이어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 구상이 제도화된 것이다. 다만 경찰 수사를 보완하고 경찰 권력을 통제할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쟁점으로 남았다.
경찰은 시민의 일상에 직접 개입하는 형사 권력인 만큼 검찰의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수사 전권을 행사할 경우 부실 수사와 사건 처리 지연, 고의적 누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윤기 사건까지 불거지며 경찰 수사에 대한 불안이 커진 가운데 7월 14~1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검사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1%로, 전면 폐지 의견 23%를 크게 웃돌았다.
검찰 수사권 축소를 요구해 온 흐름에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2019년 조국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보유한 검찰이 기득권 세력과 결합하면 개혁 정부도 좌절될 수 있다는 인식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검찰 개혁이 시민의 생계와 동떨어진 권력 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는 한계는 누구나 형사사건 과정에서 권익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로 보완됐다.
논쟁의 핵심은 국민 권익 보호와 사법 정의 실현이라는 제도 목적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에 있다. 민주당은 제한적인 보완수사권도 수사·기소 분리 체계를 흔들 예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신중론은 형식적 완결성에 치우쳐 현실의 공백과 부작용을 외면할 수 있다고 맞섰다. 1917년 정세 변화 뒤 기존 구호의 폐기를 요구했던 레닌의 사례처럼, 정치적 슬로건은 현실에서 도출된 잠정적 지침이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