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트리지, 말러로 잇는 전쟁의 기억과 오늘
핵심 요약
이안 보스트리지가 세종솔로이스츠와 말러의 전쟁·사랑·상실을 다룬 가곡을 공연한다. ‘시간과 기억’을 주제로 한 축제에는 프루스트 살롱 콘서트와 AI 시각 공연도 마련된다. 역사학자 출신인 보스트리지는 음악을 시대와 문화 속 인간의 경험으로 해석한다.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오는 26일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말러의 연가곡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를 무대에 올린다. 25일 개막하는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초청 공연으로, 전쟁과 죽음, 사랑과 상실을 다룬 음악을 통해 비극을 상상하고 이에 저항하는 예술의 힘을 조명한다. 보스트리지는 말러의 가곡을 개인과 역사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현재와 대화하는 작품으로 바라봤다.
공연에서는 ‘기상나팔’과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 울리는 곳’ 등이 연주된다. 전쟁터에서 죽음을 앞둔 군인이 연인을 떠올리는 내용이 담긴 곡들이다. 보스트리지는 3년 전에도 이 축제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호흡을 맞췄다.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서울을 둘러싼 산과 통영 바다를 인상 깊은 풍경으로 꼽으며 일정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둘러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보스트리지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29세에 성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철학과 역사학, 음악을 모두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역사학 연구 경험은 작품을 악보에 한정하지 않고 탄생 당시의 시대와 문화까지 살피게 했으며, 이러한 해석은 공연에서 이미지와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청중도 저마다의 기억을 통해 음악을 살아 있는 경험으로 만나길 바라고 있다.
2017년 첫 회부터 축제를 이끈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올해 주제를 ‘시간과 기억’으로 정했다. 30일에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20세기 초 살롱 음악회를 재현해 기억과 시간을 따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27일에는 데이비드 사우더가 인공지능 기술로 전통적 이미지를 다시 해석하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축제는 말러와 프루스트, AI를 연결해 클래식 음악에 담긴 인간성과 감정을 현재의 관객 앞에 펼쳐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