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사이버도박 확산에 자진신고제 검토
핵심 요약
국방부가 불법도박을 스스로 신고한 장병의 책임을 줄이고 치료와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육군에서 313명이 사이버도박 혐의로 입건됐지만 전역자 조사에서는 56%가 부대 내 도박을 목격했다. 신고 비밀 보장과 독립 상담, 전문치료 및 전역 후 사후관리를 연결하는 체계가 제도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국방부가 장병이 불법도박 사실을 스스로 알리면 행정·형사책임을 줄이고 상담과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자진신고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육군에서 사이버도박 혐의로 입건된 군인은 313명으로, 간부 20명과 병사 293명이었다. 병사가 전체 입건자의 93.6%를 차지했으며, 육군 병력 32만4000명과 비교한 적발 비율은 약 0.1%였다.
최근 전역한 1997∼2004년생 30명 가운데 17명인 56%는 복무 중 불법도박을 하는 부대원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군에서 불법도박을 한 52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에서는 80%가 입대나 임관 전부터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벌과 징계, 휴가 제한,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문제를 감추는 사례가 있어 공식 집계만으로 병영 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사 봉급 인상과 휴대전화 사용 확대 속에서 사설 스포츠토토와 바카라·슬롯머신 형태의 온라인 카지노가 병영으로 파고들었다. 스마트폰과 계좌이체·간편송금만으로 베팅할 수 있고, 생활관에서 사이트나 추천인 코드가 공유되면 동료에게 번질 수 있다. 손실을 만회하려는 반복 베팅은 대출과 사금융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병내일준비적금이 전역 직후 도박 채무 상환에 소진된 사례도 목격됐다.
국방부는 전 장병에게 금융·경제교육을 제공하고, 적발된 장병에게 전문기관 상담과 개인회생·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있다. 참고 모델인 청소년 자진신고제는 2024년 8개 시도경찰청에서 512명을 찾아 모두 치유 프로그램에 연계했고, 3개월 이내 재도박자는 4명으로 0.8%였다. 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신고 비밀 보장과 지휘계통에서 독립된 상담 창구, 선별검사부터 전역 이후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가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