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구름에서 읽는 하늘의 질서
핵심 요약
수증기가 풍부한 8월의 구름은 시간과 기상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드러낸다. 루크 하워드는 1803년 구름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끊임없는 자연의 변형으로 이해했다.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고요하게 보이는 구름은 관찰자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한다.
수증기가 풍부한 8월에는 구름이 빠르게 형태를 바꾸며 하늘의 인상을 결정한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끝자락의 작은 집에서 내다본 풍경도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해 뜰 무렵 조용히 피어난 구름은 시간이 지나며 부풀고, 한낮에는 멈춘 듯 흘러가다가 소나기를 쏟은 뒤 다시 맑은 하늘을 드러낸다. 클라리넷에서 첼로와 호른, 바이올린과 팀파니, 기타로 이어지는 연주처럼 변화가 뚜렷하다.
맑은 날 솜사탕처럼 둥글게 솟는 구름은 적운이며, 높이 발달해 천둥과 번개, 집중호우를 일으키는 구름은 적란운이다. 세계기상기구는 형태와 구조, 발달 특성, 생성 고도 등을 기준으로 기본 구름형을 10가지로 나눈다. 체계적인 구름 분류는 영국의 약사이자 기상학자인 루크 하워드가 1803년 발표한 ‘구름의 변형에 관하여’에서 출발했다. 하워드는 구름을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계속 달라지는 자연의 과정으로 이해했다.
하워드는 18세기 식물을 체계화한 식물학자 린네의 분류법에 영향을 받아 구름에 라틴어 이름을 붙였다. 국적이 다른 과학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공통 언어로 변화무쌍한 대상을 정리한 것이다. 괴테도 1790년 ‘식물 변형론’을 통해 자연을 끊임없는 변형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괴테가 식물의 변화에서 생명의 질서를 찾았다면, 하워드는 구름의 변화에서 하늘의 질서를 포착했다.
구름을 꾸준히 바라보는 습관은 서른 살 무렵 프랑스 파리의 다락방에서 한 살배기 딸을 키우던 유학 시절 시작됐다. 불확실한 미래를 견디는 동안 구름은 위안과 희망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해발 1000m인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는 버스가 구름층을 뚫고 산악지대로 올라가자 발아래 운해와 구름 없는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높은 구름은 제트기류를 타고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이동하지만 눈에는 고요하게 보인다. 120개국에서 회원이 활동하는 구름감상협회가 존재하는 이유도 이처럼 변화와 평온을 함께 보여주는 구름의 매력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