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 종결 후 별도 합의 없이 선고해도 위법 아냐…대법 판단
핵심 요약
대법원이 변론 종결 당일 선고 시 별도 합의 과정이 바람직하지만 필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의 2심 재판부가 변론 종결 직후 선고한 절차에 대해 대법원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합의 과정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공판중심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형사 재판에서 변론이 종결된 당일 선고가 이뤄지더라도 재판부가 별도의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16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변론 종결 직후 선고가 이뤄진 절차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음주·무면허운전 재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26일 2차 공판기일에 검사와 A씨의 항소이유를 심리한 뒤, 3차 공판기일에서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고지했다. 이후 3차 공판기일에서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과 최종의견 진술을 마친 후 변론을 종결했고, 곧바로 판결을 선고해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A씨는 재판부가 최종 합의 과정 없이 판결을 내렸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형사판결의 결론이 공판정 심리에 기초해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종국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변론 종결 기일에 선고하는 경우 판사들이 잠정적 의사를 토대로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합의의 무정형성·자율성에 비추어 별도의 과정이 형식적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송 진행 경과와 사건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2심 3차 공판기일에 새로운 사실 관계나 법률 해석 등 중요한 사항이 새롭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원심이 합의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변론 종결 후 별도 합의 과정이 바람직하지만 필수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향후 유사 사건의 재판 절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