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에 커진 투자 중독…충동 매매 차단이 치료 첫걸음
핵심 요약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중독 환자와 경제적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불안과 본전 심리는 충동 매매를 반복하게 해 일자리와 가족관계까지 위협했다. 치료에는 투자 자극 차단과 본업 복귀를 통한 장기적인 자존감 회복이 필요하다.
최근 주식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이 초보 투자자의 불안과 충동 매매를 키우며 정신건강과 가정생활까지 흔들고 있다. 박종석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지난달 31일 진료 현장에서 확인한 사례를 토대로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닌 개인과 가정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문제로 진단했다. 7월 내원한 주식 중독 환자는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환자들이 입은 경제적 손실 규모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경험한 일부 초보 투자자는 위험 관리나 분할 매수 없이 빚까지 끌어 고점에서 투자한 뒤 급락을 맞았다. 특히 2030 청년층과 신혼부부 가운데 신혼집 잔금을 단기 매매에 투입했다가 계약 무산과 파혼·이혼으로 이어진 사례가 발생했다. 손실이 커지면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전두엽의 판단 기능이 약해져 조급한 매매를 반복할 수 있다. 내원 환자의 약 45%는 검사 과정에서 성인 ADHD를 함께 진단받았다.
포모와 비교 심리는 투자자가 손실을 만회하려는 본전 심리에 빠지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무너진 자존심을 단기간에 회복하려고 변동성이 더 큰 미국 주식이나 선물·옵션으로 옮겨가 남은 투자금까지 잃는 경우도 확인됐다. 증상이 심해진 환자들은 근태 문제로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빚 독촉과 가족관계 파탄을 겪은 뒤에야 치료를 시작하는 경향을 보였다. 온라인에서 손실자를 조롱하거나 음모론을 확산하는 행위도 환자의 불안을 극단으로 몰 수 있다.
치료는 주식 거래 앱을 삭제하고 오픈채팅방·텔레그램·유튜브 채널을 최소 2주 차단하는 자극 격리에서 출발한다. 필요하면 휴대전화를 구형 기기로 바꾸거나 증권계좌를 동결하고,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독서·산책으로 자극을 대체한다. 이후 본업과 근로소득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해야 하며 가족의 대리 변제는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치료에는 최소 6개월이 필요하고, 해당 병원의 5년 추적 자료에서 마지막 진료 후 2년간 재발하지 않은 비율은 38~42%였다. 청소년기부터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급등주 마케팅과 무분별한 신용·레버리지 유도를 줄일 필요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