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배임 입증 부족…유시춘 1심 무죄
핵심 요약
업무추진비 약 196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춘 전 EBS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의심되는 지출이 일부 있으나 개인적 사용을 직접 증명할 신빙성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자료 이첩으로 시작된 사건은 압수수색과 두 차례 조사를 거쳐 2024년 10월 기소로 이어졌다.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 약 1960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로 기소된 유시춘 전 교육방송(EBS)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경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 최동환 판사는 12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게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 전 이사장이 약 5년 동안 집행한 업무추진비 813건 중 235건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자택 인근이나 원거리·휴일에 이뤄진 결제와 포장·배달 음식, 육류, 꽃 등의 구매 내역이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일부 소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관계자 진술과 맞지 않아 사적 사용을 의심할 사정은 있지만, 이를 직접 입증할 신빙성 있는 인적·물적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봤다.
유 전 이사장은 일부 지출의 참석자 이름과 집행 사유를 제시했으나, 감사와 수사 과정에서 교육방송 내부 직원을 제외한 관련자에 대한 추가 확인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235건의 상대방과 사유, 증빙자료를 모두 내도록 한 뒤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인적 사용을 추정하는 방식은 검사의 입증책임 원칙에 어긋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침 위반에 따른 내부 환수 등 별도 제재 가능성과 형사책임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도 밝혔다.
사건은 국민권익위원회가 2024년 3월 업무추진비 약 1700만원에 부정 사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 자료를 대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에 넘기면서 본격화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같은 해 4월 교육방송 이사장실을 압수수색하고 8월과 9월 유 전 이사장을 두 차례 조사한 뒤 10월 불구속 기소했다. 유시민 작가의 누나인 유 전 이사장은 선고 후 재판부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번 수사를 방송 탄압 기획으로 규정하고 검찰의 반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