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토자료, 형소법 개정안 통과 1시간 전에야 국회 제출
핵심 요약
법원행정처의 '공소권 남용 법제화 관련 검토' 자료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1시간 전에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15일 법원에 재판 변화 연구를 요청했지만, 자료는 요청 시한을 한참 넘겨 도착해 심사에 활용되지 못했다. 법원은 개정안에 대해 판례상 용어를 차용한 것으로 보면서도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불과 1시간 전인 31일 오후 3시 38분쯤,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공소권 남용 법제화 관련 검토' 자료가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지난 15일 '굉장한 재판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법원에 연구를 요청한 문서로, 요청 시한인 지난 20일을 한참 넘긴 시점에 도착해 법안 심사에 전혀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3차 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공소기각 선고 사유 확대와 관련해 "오염된 증거에 따른 재판의 취소 등까지도 갈 수 있는 문이 열린 것"이라며 법원행정처 기우종 차장에게 재판 변화와 보완점을 구체적으로 연구해 다음 주 초까지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개정안은 기존 공소기각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한 공소제기'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공소제기'를 추가했다.
법원행정처가 제출한 자료에는 공소권 남용 인정 및 불인정 사례가 담겼으며, 개정안에 대해 "판례상 용어를 차용해 구체적으로 유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법 개정으로 인한 장단점을 두루 살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검토 의견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3차부터 9차까지 진행된 소위 회의에서 자료 제출 여부를 확인한 의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자료 제출 지연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검토 의견이 배제된 채 입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절차적 문제를 남긴다. 특히 김승원 의원 측은 앞서 SBS가 보도한 회의록 내용을 '짜깁기'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발언은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의록에 그대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 확대는 향후 재판 실무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만큼, 이번 자료가 제때 제출되지 않은 경위와 법안 심사의 충실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