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AI·뉴스·가족을 다시 묻는 네 권
핵심 요약
자연 개척이 이룬 번영과 그 반작용을 800년의 역사로 되짚는다. AI에 판단을 맡기는 위험과 편집권을 잃은 언론의 위기를 살핀다. 가상 가족 프로젝트를 통해 어머니와 청년, 장례를 둘러싼 현실을 비춘다.
수닐 암리스가 쓰고 추선영이 옮긴 이봄의 ‘번영의 대가’는 자연 개척과 번영의 이면을 800년에 걸쳐 살핀다. 13세기 몽골제국에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산업혁명과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역사를 통해 기후위기와 세계적 불평등, 국제분쟁이 형성된 과정을 조명한다. 지구 환경까지 재편하는 힘을 갖게 된 인류가 새로운 전환점에서 내려야 할 선택을 묻는다. 576쪽, 3만 2000원.
정재민·김영주의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어려운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동안 인간의 자아와 판단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스퀘어가 펴낸 이 책은 이런 변화가 개인의 의지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기술의 덫’과 맞물려 있다고 짚는다. AI 사용을 거부하기보다 최종 해석과 결정을 스스로 맡고 ‘생각근육’을 길러야 기술을 인간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54쪽, 2만 1000원.
이우탁·김경태의 ‘나쁜뉴스 몰아내기’는 2002년 포털, 2012년 유튜브, 2022년 이후 생성형 AI가 차례로 언론 지형을 뒤흔든 흐름을 다룬다. 30년 넘게 기자로 일한 두 저자는 언론이 독자와 시청자에게 뉴스를 선별해 제공하는 편집권을 잃으면서 나쁜 뉴스가 확산되고 민주주의까지 흔들린다고 진단한다. 대안으로 공영언론이 중심이 되고 ‘굿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언론사가 참여하는 뉴스공급자협회 플랫폼을 제안한다. 틔움출판, 240쪽, 2만원.
시각예술가 박혜수의 ‘퍼펙트패밀리 주식회사’는 같은 이름의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은 일과 생각을 기록한 책이다. 가상 공간에 회사를 세운 뒤 가족과 자신, 친구, 장례식에 얽힌 고객의 사연을 받아 배우를 가짜 가족으로 보낸 과정을 담았다. 모성애와 희생을 당연하게 요구받는 어머니, 치열한 사회를 버텨야 하는 청년, 누추하지 않은 장례식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상 가족을 통해 드러난다. 돌베개, 292쪽, 2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