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개조 청년주택 논란, 수요 외면한 공급 구상
핵심 요약
황희 의원이 폐기 버스를 청년주택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에 사과했다. 비용과 공급 속도를 앞세운 구상이 실거주 환경과 토지 효율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심 공급 대책에는 주택의 입지·품질·소유 수요를 반영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요구된다.
폐기 버스를 개조해 청년주택으로 공급하자는 구상이 거센 비판에 부딪혔다. 지난 7일 이 방안을 제안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흘 뒤인 10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겪는 주거 문제의 무게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초점은 단순히 낯선 주거 형태가 아니라 청년의 생활 조건보다 공급 비용과 속도를 앞세운 인식에 맞춰졌다.
온라인에서는 국민을 낮춰 보는 시선이 드러났다는 지적과 함께, 본인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청년에게 버스 주택을 권하느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황 의원이 과거 연간 수업료 4200만원인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낸 이력도 다시 거론되면서, 자신의 가족과 다른 청년에게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수혜자를 동등한 정책 당사자가 아닌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봤다는 문제 제기가 주를 이뤘다.
제시된 계산은 버스 한 대의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원으로 잡고 1만 세대를 총 5000억원에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철판 구조인 버스는 열전도율이 높아 사계절 기온 차가 큰 국내 환경에서 여름과 겨울의 거주 여건이 취약할 수 있다. 구상의 모티브인 네덜란드 하우스보트는 계류할 자리가 제한돼 계류권이 비싸게 거래되며, 가격도 10억~30억원에 이르는 고급 주택에 가깝다. 국내에서도 버스를 놓을 수 있는 입지 좋은 땅이라면 토지 이용 측면에서 고층주택이 더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주택 공급량뿐 아니라 위치와 품질, 소유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과제를 드러냈다. 국민의 주거 수요는 직장과 가까운 곳의 질 좋은 주택에 살고, 여력이 있으면 이를 소유하려는 방향에 놓여 있다. 공공주택 공급만으로 이런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에서 양질의 주택이 계속 공급될 것이라는 정책 신호도 필요하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지난 6월 공개한 ‘3대 메가프로젝트’ 수준의 구체성과 실행력,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