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 1년, 공영방송 인선 절차는 제자리
핵심 요약
방송법 개정 1년이 지났지만 공영방송 이사회 개편과 사장 선임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KBS와 YTN, 연합뉴스TV에서는 위원 구성과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새 이사회의 정치적 독립성과 이해관계 조정 역량이 제도 정착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이 됐지만 공영방송 이사회 개편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사장 선임 절차도 시작되지 못했다. 개정법은 여야가 나눠 갖던 이사 추천권을 여러 주체로 분산하고 국민추천위원회를 거쳐 사장을 선출하도록 했다. 법 시행 뒤 3개월 안에 새 이사회를 꾸리고 새 사장을 뽑겠다는 당초 일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신해 출범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올해 4월 첫 회의를 열었다. 이후 이사 추천 단체의 자격과 공모 절차, 편성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후속 규정을 마련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과 이사 결격 사유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KBS는 사측이 종사자 측 편성위원의 적격성을 문제 삼아 회의를 거부하면서 이사 추천이 늦어지고 있다. YTN과 연합뉴스TV도 주주와 노조의 갈등으로 법정 시한인 3개월 안에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개정법 시행이 지연된 배경에는 이해관계자 사이의 충돌과 법적 공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제도 설계가 자리한다. 행위자의 재량과 자의적 해석을 제한할 세부 장치가 부족했고, 3개월이라는 시한의 근거도 분명하지 않았다. 편성위와 사장추천위 운영에서는 내부 합의보다 외부의 정치적 연합이나 규제 당국의 판단을 활용해 이해관계를 관철하려는 기존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입법 주체의 책임 있는 설명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제도의 성패는 다양한 추천 주체가 참여하는 새 이사회가 정당과 거리를 두고 이해관계자 사이의 조정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이사 추천권 분산과 국민추천위, 특별다수제는 정치적 영향력을 줄이려는 장치이지만 의사결정 지연과 법적 분쟁을 키울 가능성도 안고 있다. 공영방송 안팎의 관심이 경영진 교체에 쏠린 사이 혁신 방안은 정책 논의에서 밀려났다. 기존 관행과 단절하고 조정 중심의 운영 질서를 만들지 못하면 이번 개정은 공영방송 개혁의 동력을 소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