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의 위험 맞선 여성 대리기사 공동체
핵심 요약
부산·울산·경남 여성 대리운전 노동자 약 50명이 ‘여자만세’에서 안전과 생계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카부기공제회는 617명에게 1억9500만 원을 지원하고 소액대출과 비상금 적립 지원도 운영했다. 여성 이동노동자를 위한 휴식·상담·건강관리 공간과 아플 때 쉴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여성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안전과 생계의 위기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만든 모임 ‘여자만세’가 상호부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1월 7일 결성된 이 모임에는 (사)카부기공제회 전체 회원 500여 명 가운데 약 50명이 참여한다. 서로 모르고 지내던 노동자들은 같은 위험과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한 뒤 병문안과 조문, 긴급 모금까지 함께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회원들이 반복해서 꺼내는 문제는 취객의 폭언과 성희롱, 신체 접촉 시도, 외진 곳에 홀로 내려졌을 때의 공포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운전 능력을 의심받거나 남성 기사를 요구받고, 과도한 친절과 감정노동을 요구받는 사례도 있다. 불이익을 우려해 피해를 문제 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육아나 다른 일을 하고 오후 6~7시부터 다음 날 오전 4~5시까지 운전하면서 수면장애와 만성피로, 허리·무릎 통증, 방광염과 신우신염을 겪는 회원도 적지 않다.
하루만 쉬어도 수입이 끊기는 노동 구조는 치료와 회복마저 어렵게 만든다. 암 수술이나 여성 질환 치료를 받은 뒤에도 생계를 위해 충분히 쉬지 못하고 현장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이어졌다. 카부기공제회는 올해 7월까지 회원 회비를 재원으로 617명에게 입원·수술비와 사고면책금, 경조사비 등 1억9500만 원을 지원했다. 외부 지원 사업을 활용한 무담보·무이자 소액대출은 150여 명에게 약 2억 원 규모로 제공했고, 비상금 적립응원금으로 50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여자만세는 세계 여성의 날 노동존중 캠페인을 열고, 심야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정보를 담은 앱 ‘한밤의 해우소’도 만들었다. 공제회와 모임은 아플 때 생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와 여성 이동노동자 전용 지원센터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방문요양보호사와 가사관리사, 배달노동자 등 이동이 잦은 여성 노동자가 쉬면서 안전·심리·노동·산재 상담과 건강관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이미영 대표는 낮에는 회원 상담과 병문안, 회의·교육 준비를 맡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계속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