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지방의원 일탈, 내부 징계는 한계
핵심 요약
양천구의회에서 후반기 의장 자리를 둘러싼 같은 당 의원들의 충돌이 자정까지 이어졌다. 음주 난동과 경찰 폭행, 공개 청혼, 사생활 문제 등 지방의원의 품위 훼손 사례가 반복됐다. 동료 의원이 징계를 결정하고 제명 요건도 높아 지방의회의 자정 기능에 한계가 드러났다.
2024년 7월 서울 양천구의회에서는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의 내부 충돌이 물리적 다툼으로 번졌다. 의원 4명이 투표를 막으려고 의장석과 출입구를 점거하자 다른 5명이 이들의 팔을 잡아 끌어냈다. 오후 9시 30분께 시작된 대치는 자정까지 계속됐고 경찰과 소방대원도 현장에 출동했다. 전반기 국민의힘에 이어 후반기 의장을 맡을 차례가 된 민주당이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4명과 5명으로 갈린 결과였다.
회의장 밖에서도 음주와 폭행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안양시의원은 2024년 7월 1일 식당 회식 중 의원실 배정 문제로 동료와 다투다 테이블을 뒤엎고 뚝배기를 던졌으며, 이후 당의 권고로 탈당했다. 전남 영광군의원은 같은 해 5월 술집에서 시비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관들의 멱살을 잡고 손가락을 꺾어 긴급 체포됐고, 11월 공무집행방해죄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7월에는 술에 취해 본회의장에서 고성을 질러 공개 사과와 출석정지 10일 징계도 받았다.
본회의장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품위 유지 의무를 어긴 사례도 확인됐다. 민주당 소속 광양시의원은 2024년 3월 시정 질문을 마친 뒤 공무원에게 공개 청혼하고 사무실에서도 다시 뜻을 전한 뒤 5월 결혼했다. 의회는 부적절한 사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중계 영상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경남 진주시의원은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성과 교제했다는 의혹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지난해 9월 출석정지 20일 처분을 받았다. 양천구의회에서도 2018년 표결 저지 과정에서 의장을 밀친 의원이 기소돼 2020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에게 청렴과 품위 유지를 요구하며 위반 시 공개회의 경고, 공개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 네 단계 징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윤리특별위원회가 동료 의원들로 구성돼 자정 기능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전국 226개 기초의회가 의결한 징계 75건 중 제명은 14건인 18.7%에 그쳤고, 출석정지는 38건으로 50.7%를 차지했다. 의원직을 잃는 제명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