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노년, 프랑스 요양원의 과제
핵심 요약
프랑스에서 요양원 입소자의 반려동물 동반 생활을 보장한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노인의 정서 안정과 일상 유지를 강조하지만, 반대 측은 돌봄 인력의 부담과 다른 입소자의 안전 문제를 지적한다. 반려동물 관리 비용과 지원 여건의 차이가 요양원 내부의 새로운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프랑스 요양원 입소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시행 1년을 지나면서 권리 보장과 시설 운영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제정된 ‘건강한 노년 생활법’은 반려동물 동반 입소권과 가족의 매일 방문권을 규정했으며, 관련 조항은 지난해 3월 시행됐다. 입소자는 수의사 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추면 반려동물을 데리고 요양원에 들어갈 수 있다.
동반 입소를 지지하는 쪽은 오랫동안 가족처럼 살아온 동물과 헤어지게 하는 일이 노인에게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반려동물이 정서 안정과 우울 예방, 자존감 유지에 도움을 주고, 방문객이 줄어든 뒤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산책과 돌봄을 중심으로 일상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제도의 취지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제시된다.
이 법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장기간 방문 제한으로 일부 노인이 사실상 외부와 단절되고 학대를 경험했던 상황에 대한 반성에서 마련됐다. 프랑스 정부가 내세운 목표는 학대 예방과 고립 방지, 자율성 보장, 주거지 중심 돌봄이다. 요양시설을 단절된 수용 공간이 아니라 가족과 지인, 반려동물 등 기존 관계가 이어지는 주거공간으로 바꾸려는 방향에서 동반 입소권은 상징적인 조항으로 자리 잡았다.
현장에서는 입소자의 건강 상태와 인지 기능에 따라 동물 돌봄 능력이 달라 관리 책임이 요양보호사와 간호인력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입소자의 안전과 쾌적한 생활환경이 침해될 가능성도 쟁점이다. 수의사 진단서와 사료·용품, 펫시터나 가족의 지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권리를 누릴 경우 시설 안에서 새로운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초고령사회를 맞는 나라가 늘면서 돌봄과 생활의 연속성을 둘러싼 이 논의는 프랑스 밖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