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메가프로젝트 노동규제 완화 추진에 노동계 반발
핵심 요약
정부가 반도체·AI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주 52시간 상한제 면제 등 노동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노동계는 과도한 노동시간과 나쁜 일자리 양산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당과 고용노동부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 핵심 대형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제외 등 노동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나서자 노동계가 전략 산업 우선 정책이 노동자 권리를 희생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광주 지역 칩 클러스터 대형 프로젝트를 규율할 특별법에 핵심 노동 규제 4가지를 면제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면제 대상에는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제외,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의무 발생 시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파견 근로가 허용되는 직무 범위를 확대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집중 근무 기간에 초과 근무를 허용하되 52시간 상한은 유지하는 방안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29일 대형 프로젝트 계획이 발표된 이후 경제단체의 건의를 바탕으로 이 같은 초안을 마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기업에 더 큰 노동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오랫동안 이런 변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제안은 이재명 정부의 친노동 기조와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초 칩 산업 관련 별도 법안에서 52시간 상한제 면제 조항을 배제했던 행보와 대비되면서 노동계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노동조합들은 규제 완화가 과도한 노동시간을 허용하고 제안된 구역에 '나쁜 일자리'만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4년 기간제 계약, 파견 근로 확대, 연장근로 수당 없는 장시간 노동이 이뤄진다면 메가프로젝트 구역이 미래지향적이거나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민주노총도 노동 보호 예외가 메가프로젝트 구역에 허용되기 시작하면 결국 일반화될 수밖에 없다며 노동 기준을 훼손하는 입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의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 있다고 밝혔고, 고용노동부도 제안이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의 요청으로 다양한 요구와 이해관계자 입장을 설명했을 뿐 특별법의 구체적 조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