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편중에 흔들린 증시, 환원 확대 요구 고조
핵심 요약
반도체 수급 편중과 레버리지 상품 확산이 비반도체·코스닥 종목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상반기 자사주 소각 공시액이 42조원에 달했지만 주가 방어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도체 대기업의 환원 확대와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과제로 떠올랐다.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잃은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로의 수급 편중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확산이 비반도체·코스닥 종목의 낙폭을 키웠다. 상법 개정 기대를 미리 반영했던 지주사와 증권주도 약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주가 방어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현금창출력이 큰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 눈높이에 맞춘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사주 소각 공시액은 42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21조원의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대규모 소각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하락해 환원 시점을 서둘렀다는 반응을 보였다. 막대한 현금흐름을 확보한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지 않고 주주환원율도 50% 수준에 머문 점은 수익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로 연결됐다.
5월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반도체 쏠림은 더욱 강해졌고 하락 종목 수도 늘었다. 코스닥은 상승기에 반도체 관련주로 자금이 몰리며 소외됐고, 조정기에는 반대매매 물량이 집중되면서 충격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야스는 지난달 28일부터 대주주 지분 42.58% 가운데 24.51%가 반대매매로 출회돼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관련 규제책이 발표된 뒤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소수주주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장치가 법률에 머물고 시장이 체감할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우려도 남았다. 성장동력과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운 투자 확대가 주주 이익보다 앞서고, 이사회 우회나 증손회사 설립 추진이 투자 활성화 명분으로 용인되면서 지배구조 개혁 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기업공개 추진 가능성도 거버넌스 논란을 키웠다. ADR 상장만으로는 마이크론 수준의 평가를 받기 어렵고 주주환원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