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력망 속도전에 농어촌 희생 논란
핵심 요약
민주당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확충을 강조한 날 농어촌 주민 200여 명이 국회에서 일방적 희생에 반대했다. 주민들은 태양광·풍력·초고압 송전선로·양수발전소 사업으로 발생한 생존권과 재산권 피해를 호소했다. 산업단지 조성 속도전과 함께 주민 동의와 부담의 공정한 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전력 인프라의 신속한 확충을 강조한 가운데, 농어촌 주민 200여 명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발전소와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특정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 에너지 정책에 반대했다. 참석자들은 산업과 도시의 전력 수요를 농지·산림 훼손과 주민 피해로 충당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종덕·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주최한 토론회에는 전남과 경북, 경기, 강원 등지의 임차농과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태양광 사업에 따른 경작지 상실, 풍력발전 시설의 소음과 빛 공해, 초고압 송전탑 주변의 건강·재산권 침해 우려,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한 수몰 위기를 증언했다. 신 대표는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며 주민 참여와 부담의 공정한 분담을 촉구했다.
안산시농민회 황문식 회장은 시화·화옹 간척지 태양광 구상에서 수십 년간 농사를 지어 온 농민들이 논의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전남 영암 주민 김노연 씨의 거주지에서는 500m 떨어진 곳으로 34만5000V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 입지가 정해진 신해남~신장성 선로도 집과 농지에서 150~250m 떨어진 구간을 통과할 예정이다. 김 씨는 약 300km 밖 수도권과 용인 국가산단에 전력을 보내기 위해 피해 지역이 거듭 희생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민주당 ‘3대 메가 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 등이 참석한 용인 현장 간담회에서 규제 완화와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다. 한병도 특위 위원장은 전력·용수·교통망의 적기 구축을 위한 입법과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언주 부위원장은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의 공장 완공 시점을 각각 7년과 12년 앞당기고 추가 단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지역 주민의 동의와 참여가 없는 하향식 전환은 민주적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