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용수 재배치에 농업·생태 부담 우려
핵심 요약
호남 반도체 공장에 하루 65만t을 공급하려는 계획이 기존 농업·발전용수의 재배치를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 대체 농업용수의 수질과 장래 물값, 득량만 생태계와 양식업에 미칠 영향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18.4GW 규모 데이터센터도 냉각 기술과 예상 물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호남 반도체 공장에 하루 65만t의 물을 공급하려는 정부 계획을 놓고 농민과 주민, 지역 생태계에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요한 물의 양은 광주 시민 전체가 하루에 사용하는 생활용수 약 50만t보다 많다. 정부는 농업용 저수지와 발전용 댐, 하수 재이용수를 활용할 방침이지만, 신규 수원 개발이 아니라 기존 물의 용도와 흐름을 바꾸는 방식이어서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장 용수 중 하루 10만t은 나주호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농민에게는 정화한 영산강 하천수를 대신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영산강 하류는 유입량이 적어 오염물질 희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수질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이 남아 있다. 나주에서 10년째 농사를 짓는 농업법인 대표도 기후변화로 물이 늘 부족한 상황에서 영산강 하류 수질이 개선됐더라도 농업용수를 여유롭게 쓸 형편은 아니라고 밝혔다. 저수지가 다목적댐으로 전환되고 관리 주체가 바뀌면 하류 취수 과정에서 계약과 물값 부담이 생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성강댐의 발전용수 일부를 주암댐으로 보내 생활·공업용수로 쓰는 계획은 득량만으로 유입되는 민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염분과 수질이 달라져 꼬막 등 어패류와 양식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감소 수량과 생태계·주민 피해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을 본래 흐르던 유역으로 돌려보내는 조치가 생태계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녹색연합과 에너지정의행동, 공공운수노조 등은 가칭 ‘3대 메가 프로젝트 규탄 공동 행동’을 준비하며 용수 부족 위험과 의견 수렴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
정부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18.4GW 규모 데이터센터에는 아직 구체적인 용수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 동해시는 기존 공급량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GS는 액침냉각 등 고효율 기술 도입을, 울산 사업자인 SK는 냉각용수를 쓰지 않는 공랭식 냉각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물 사용량은 적용할 냉각 기술과 설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수요를 산정하려면 사업별 기술 방식과 예상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