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사상 최대에도 증시 급락…'왝더독' 현상이 부른 변동성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코스피 변동성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비중 50% 이상의 증시 구조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문샷AI의 K-3 공개가 단기 충격을 줬지만, 효율적 AI 모델이 데이터센터 수요를 키워 장기적으로 반도체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반도체 기업에 편중된 국내 증시 구조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 압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7월 29일 2분기 영업이익 60.5조 원을 발표하며 영업이익률 76.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주가는 10% 가까이 폭락했다. 삼성전자도 7월 7일 2분기 영업이익 89.4조 원으로 세계 민간 기업 분기 실적 1위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6.9% 하락했고, 코스피는 연이틀 폭락으로 5,66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실적과 주가의 괴리는 국내 증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돌아 소수 종목의 충격이 시장 전체로 확산된다. 여기에 5월 27일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두 달 만에 시가총액 4.4조 원에서 11.9조 원으로 급증하며, 운용사의 기계적 매도가 본주 가격에 추가 압력을 가하는 '왝더독' 현상이 발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급락에 이 ETF의 기계적 매도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는 투자 자제를 경고했다.
시장 변동성은 미국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인다. V-KOSPI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등한 반면, 미국 VIX는 하락세다. 연도별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현황에서도 올해는 2월부터 6개월 연속 발동되며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S&P500에서 반도체 비중이 약 18%에 불과해 다른 업종이 변동성을 상쇄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반도체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8월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 예탁금을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11월부터 최소 20주 단위 거래를 도입했지만 상장폐지는 시장 충격을 우려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국 문샷AI가 7월 16일 고성능 모델 K-3를 공개하며 반도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K-3는 파라미터 2.8조 개로 오픈웨이트 모델 중 최대 규모이며, 금융 분야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공개 직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주간 12.5% 하락하며 15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효율성 높은 AI 모델이 데이터센터 수요를 확장시켜 장기적으로 반도체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K-3는 파라미터가 커 오히려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 과거 딥시크 쇼크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