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끈 경기 회복…고용·건설은 부진
핵심 요약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의 개선 흐름을 이끌었다. 소비 지표는 나아졌지만 고용과 건설투자의 둔화는 계속됐다. 물가 부담과 미국 관세 조치, 중동 정세 불안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남았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의 강한 증가에 힘입어 회복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공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내구재 소비도 증가 폭을 키웠지만 높은 물가와 고용 둔화, 미국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은 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7월 수출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호조가 이어지며 전년 동월보다 62.8% 늘었다. 6월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21.7% 증가했다. 같은 달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4.2%로 전월의 1.5%보다 확대됐고,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 평균을 웃도는 106.8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생활 형편과 경기, 수입이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회복세가 모든 부문으로 확산한 것은 아니다. 6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6만3000명 늘어 전월의 4만명 감소에서 반등했지만, 1분기 월평균 증가 폭인 18만3000명에는 크게 못 미쳤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세가 큰 폭으로 이어졌다. 6월 건설기성도 4.0% 줄었으며,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다.
물가 부담 역시 남아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과 석유류 가격 오름폭 축소로 전월 3.2%에서 2.8%로 낮아졌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2.5%에서 2.6%로 높아졌다. 주택 인허가는 1만8000호, 착공은 2만4000호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비용 상승까지 겹쳐 건설투자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도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지역 긴장으로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