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리츠 60년 화업, 광화문서 금빛으로 마주하다
핵심 요약
바젤리츠의 60년 화업을 조망하는 사후 첫 한국 개인전이 세화미술관에서 열렸다. 국내 최초 공개작 39점을 포함한 작품 46점의 보험가액은 약 1500억원이다. 뒤집힌 형상부터 말년의 금빛 회화까지 작가가 확장한 조형 세계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한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60년 예술 세계가 서울 광화문 세화미술관에 펼쳐졌다. 1966년 초기작부터 2026년 말년 작품까지 회화·드로잉·조각 46점을 모았으며, 이 가운데 39점이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보험가액 약 1500억원 규모로, 국내 미술관 개인전은 2007년 이후 19년 만이다. 지난 4월 30일 88세로 별세한 작가가 생전에 준비한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열리는 사후 첫 개인전이 됐다.
세화미술관은 1년여 동안 작가 스튜디오와 출품작을 협의하고 현지에서 영상 인터뷰를 촬영했다. 작가는 촬영 약 3주 뒤 세상을 떠났다. 전시는 인물과 독수리를 뒤집어 익숙한 이미지의 질서를 흔든 작업, 과거 작품과 미술사적 모티프를 다시 불러낸 ‘리믹스’ 연작, 손과 발을 반복해 그린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마지막 공간에는 자신과 평생의 동반자 엘케의 노쇠한 몸을 가느다란 선으로 표현한 ‘골드 페인팅’이 놓였다.
1938년 독일 작센에서 태어난 바젤리츠는 제2차 세계대전과 독일 분단을 겪었고, 동베를린에서 공부하다 서베를린으로 옮겼다. 1961년 고향 이름을 따 지금의 예명으로 바꿨다. 전쟁과 분단의 기억은 상처 입은 영웅, 추락하듯 매달린 독수리, 파편화된 신체로 이어졌다. 말년에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대형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작업했으며, 물감과 손수레 바퀴, 보행 보조기의 흔적도 화면에 남겼다.
미술관은 마지막 전시 공간의 추모 분위기를 덜어내면서도 생애 최후기 작품이 지닌 긴장을 유지했다. 사무실이던 2층을 전시장으로 바꾸는 등 공간도 정비했다. 사전 관심도 높아 슈퍼 얼리버드 티켓은 2분, 1차 얼리버드 티켓은 일주일 만에 소진됐다. 9월 1일에는 유족 다니엘 블라우와 미술사학자 윤희경의 대담이 열리고, 가수 빈지노가 오디오가이드를 맡는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