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경영진, 주가 급락에 자사주 매입 확대
핵심 요약
7월 국내 바이오기업 15곳의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올해 월별 최다를 기록했다. 임상 실패와 FDA 허가 불발, 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이 경영진 매수를 촉발했다. 시장의 지속적인 신뢰 회복에는 임상·허가·사업개발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임상 실패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불발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국내 바이오기업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대표가 주식을 매입한 기업은 리가켐바이오, 엔젠바이오, 셀리드, 메지온, 지아이이노베이션, DXVX, 툴젠, 진매트릭스, 프롬바이오, HLB, 에이비온, 펩트론, 알지노믹스, 코오롱티슈진,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15곳으로 올해 월별 최다를 기록했다.
TG-C의 미국 임상 3상 실패 이후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등 경영진은 7월 27일 코오롱티슈진 주식 2억6000여만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전승호 대표는 다른 사내이사들도 준비되는 대로 참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가 다시 무산된 HLB그룹에서는 진양곤 의장이 20일부터 21일까지 계열사 주식 총 1억4000여만원어치를 매입했다. 펩트론 최호일 대표도 터제파타이드가 공동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발언 뒤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자 14일 자사주 10억6000만원어치를 샀다.
경영진의 매수 움직임은 최근 석 달 사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5월에는 네오이뮨텍과 에이비온 등 2곳에 그쳤지만 6월에는 메지온, 셀리드, DXVX, 인벤티지랩, 와이바이오로직스, 티움바이오, 에이비온, HLB테라퓨틱스, 씨지인바이츠,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10곳으로 늘었다. 7월 KRX 헬스케어 지수는 3400선으로, 2월의 5700선보다 약 40% 낮고 지난해 7월 4200선과 비교해도 약 20% 하락했다. 뚜렷한 개별 악재 없이 장기적인 주가 하락을 겪은 기업에서도 경영진 매수가 이어졌다.
주가 약세는 자금 조달뿐 아니라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활용한 인재 확보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한 바이오기업에서는 직원 스톡옵션 행사가가 현 주가의 약 2배까지 벌어졌고, 인투셀은 주가가 한때 우리사주조합 취득 원가 밑으로 내려갔다. 에이비온은 대표의 매수에도 5월과 6월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해 보유 주식 수가 다시 감소했다. 경영진 매입은 책임 경영과 주주 소통 측면에서 단기적인 안정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주가 회복은 임상 데이터와 허가 진행, 사업개발의 구체적 성과와 계획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