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위 항로 외면받는 호르무즈…이란이 쥔 공포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완전 통제를 선언했지만 실제 통항량은 전쟁 전의 약 10분의 1로 줄었다. 8월 통항 166건 중 미국 지원 오만 연안 항로 이용이 확인된 사례는 2건에 그쳤다. 이란은 간헐적 공격과 보험료 급등에 대한 공포를 활용해 선박 운항을 억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완전 통제를 선언했지만, 실제 통항량과 선박의 항로 선택은 이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전날 해협을 지난 선박은 14척으로,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되기 전 하루 130척 이상이 오가던 수준의 약 10분의 1에 그쳤다. 통항 선박 14척 중 11척은 미국이 지원하는 오만 연안이 아니라 이란이 관리하는 항로를 이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이 해협을 계속 통제할 것이며 이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해군과 공군이 사라졌고 남은 병사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며 이슬람혁명수비대도 궤멸해 도주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하루 평균 통항량은 6월 33척에서 7월 26척으로 줄었다. 양국이 추진한 해협 개방 합의가 이란의 선박 공격 재개로 무산된 뒤 낮은 통항 수준이 이어졌다.
미 해군은 여러 유조선의 해협 통과를 호위해 에너지 시장의 압박을 일부 덜었지만, 선장들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오만 연안 항로를 피하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가 집계한 8월 통항 166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란 관리 항로를 택했고, 나머지 절반은 위치 송신기를 끈 채 운항해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오만 연안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2건뿐이었다.
간헐적인 공격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적은 군사력으로도 통항을 위축시키는 억제 수단이 되고 있다. 선박이 실제로 침몰하지 않더라도 피격 가능성만으로 한 차례 항해의 보험료가 수백만 달러 늘어날 수 있다. 신미국안보센터의 레이철 지엠바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물리적 위험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일정 수준의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유조선에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보상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