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신뢰 균열, 원화 변동성까지 번지나
핵심 요약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2%까지 오르고 장기물 수요도 약해졌다. 외국 공적 자금의 빈자리를 차입 투자에 나선 헤지펀드와 연준의 매입이 메우고 있다. 미국의 이자 부담과 달러 신뢰 저하 가능성이 원화 변동성 문제와 맞물리고 있다.
세계 금융의 기준으로 통하던 미국 국채가 금리 급등과 수요 약화라는 이중 압력을 받고 있다. 올해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2%까지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물가가 4%대로 반등하면서, 연초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은 다음 달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국채 보유 주체의 변화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국채 비중은 2008년 약 50%에서 현재 30% 안팎으로 낮아졌고, 외국 중앙은행을 비롯한 공적 부문은 올봄에도 순매도를 이어갔다. 그 빈자리는 차입금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메웠다. 이들이 빚을 내 매입한 국채는 8천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 5월 30년물 입찰은 2007년 이후 처음 5%대 금리에 낙찰됐는데도 수요가 부진했다.
차입 투자에 기댄 구조는 2020년 3월에도 취약성을 드러냈다. 코로나 충격으로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 펀드들이 담보를 보충하려 보유 물량을 쏟아냈고, 연쇄 매도로 시장 기능이 며칠간 멈춘 뒤 연준의 매입으로 진정됐다. 현재 관련 위험 규모는 당시의 두 배로 커졌다. 연준은 작년 말부터 지급준비금 관리 명목으로 매달 400억 달러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으며, 재무부 자문 문서에는 이를 전제로 발행 계획을 검토하는 논의도 담겼다.
연방부채는 38조 달러를 넘어섰지만 달러 발행 능력이 있는 미국의 단기 위험은 정부 파산보다 이자 부담의 급증에 가깝다. 연간 이자 비용은 이미 국방비를 웃도는 1조 달러 수준이며, 10년 뒤에는 연방 세입의 4분의 1이 이자 상환에 투입될 전망이다. 연준의 지속적인 매입은 부채를 떠받칠 수 있지만 달러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개입 직후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지나친 엔저를 거론하며 원화 변동과 위안화 저평가를 함께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