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자립 경쟁, 선택 기로의 한국
핵심 요약
미국의 기술 통제와 중국의 자립 전략이 반도체·인공지능 산업의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중국은 CXMT·YMTC·SMIC·화웨이 등을 중심으로 장비부터 생산까지 자체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경쟁력을 지키면서 공급망·전력·인재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미국의 대중 기술 통제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로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은 장비·소재·설계·생산을 아우르는 자국 중심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첨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차단하는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중국은 외부 제재에도 생산이 이어지는 산업 기반을 키우면서 양국의 기술 경쟁은 장기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갈등의 변곡점은 2018년 10월 중국 푸젠성의 D램 업체 푸젠진화가 미국의 거래 제한 명단에 오르면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의 기술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제재하자 해외 장비·소재 업체들이 현장에서 철수했고, 푸젠진화의 생산 계획도 흔들렸다. 이후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중국 D램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을 바탕으로 자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유도하고 첨단 인공지능용 칩과 관련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은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 파운드리 기업 SMIC, 통신·인공지능 분야의 화웨이를 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노광장비 업체 SMEE의 심자외선 장비 국산화 시도도 공급망 전반을 자립시키려는 움직임의 일부다.
한국은 미국 중심 공급망에 참여하면서도 중국에 생산시설과 시장을 둔 복합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산업의 중심에 있지만 장비·소재부터 인재와 전력까지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정부에는 규제 정비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연구개발 및 인력 양성을 묶은 장기 전략이 요구되며, 기업에도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관리가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