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15년 만에 엔화 공동 방어 나섰다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이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엔화 방어를 위한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미국은 28년 만에 엔화를 직접 매입했고 일본의 개입 규모는 최대 7조엔으로 추산됐다. 양국은 추가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일본의 금리 동결로 지속적인 효과는 불확실하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지난달 31일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국의 공동 개입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주요 7개국이 엔화 급등을 저지한 이후 15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재정적 이익과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미 재무부의 지시에 따라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였다. 미국이 엔화를 직접 매입해 시장에 개입한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도 엔화를 사고 달러를 매도했으며, 개입 규모는 6조~7조엔, 한화 약 55조~64조원으로 추산됐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양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재무장관 공동성명을 토대로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공동 대응은 엔화 가치가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이뤄졌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하면서 엔화의 추가 하락과 일본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인 일본이 단독 개입 자금을 마련하려고 미 국채를 대규모로 처분할 경우,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양국 공조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공조가 무질서한 엔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차원의 조치라며 추가 공동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월부터 엔화 매입을 검토했고 5월 일본에서 최종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향후 수개월 안에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금리 변화가 없다면 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하락 흐름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