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방어, 아시아 통화 불안 차단 겨냥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의 엔화 매수 공동개입은 아시아 통화 전반의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미국은 강달러 정책에 대한 신뢰를 고려해 엔화 매수·유로 매도 방식을 선택했다. 일본에는 금리 정상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둔 정책 전환이 요구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과 일본의 엔화 매수 공동개입은 원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고 밝혔다. 엔화 가치 하락이 주변국 통화로 번질 경우 1997년과 같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양국이 시장 안정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공동개입의 구체적인 배경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선트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다수의 아시아 통화가 엔화와 연동돼 움직이며, 1990년대 외환위기도 급격한 엔화 약세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엔화 하락과 함께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중국도 위안화 절상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은 강달러 정책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직접 팔지 않고 엔화를 사고 유로화를 매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본 경제정책을 둘러싼 전환 요구도 제기됐다. 베선트는 아베노믹스가 디플레이션 탈피와 기업 개혁을 통해 경제 기반을 조성했지만 15년간 이어진 부양책은 역할을 마쳤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책 시대에는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 대해서는 15년 넘게 알고 지낸 인물로 시장 감각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 안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감세 정책을 경계하는 기류도 확인됐다. 공동개입 과정을 아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감세보다 물가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비세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에서는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달러 매도를 포함한 추가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고, 다른 주요 7개국의 참여 여지도 제시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관은 이번 조치를 미일 통화동맹의 완성형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