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방어 공조…금리 격차 축소도 부상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28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을 단행했다. 베선트 장관은 엔저가 원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안정에도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미국은 추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30일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추가 대응 가능성도 열어뒀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 5일 잇단 인터뷰에서 엔화 약세가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과 중국 위안화 저평가에 영향을 준다며 엔화 안정이 미국과 아시아 전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달러당 엔 환율이 164엔에 육박하며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양국은 시장에 개입했다. 당시 일본 당국의 투입 규모는 약 13조 엔, 한화 약 118조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4, 5월에도 11조7000억 엔, 약 106조2000억 원이 사용돼 누적 규모는 기존 연간 최고였던 2024년의 15조3000억 엔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베선트 장관은 세계 경제 안정과 미국 경제·납세자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추가 개입도 시사했다.
베선트 장관은 1997,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당시 엔화 약세를 지목했다. 1990년대 후반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년 만에 약 30엔 떨어지면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엔저 역시 원화 약세와 중국의 위안화 절상 기피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엔화 약세를 활용한 수출 확대에 무게를 둔 아베노믹스의 단계가 끝나고 다카이치노믹스의 시기가 왔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외환시장 대응과 함께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국 금리는 3.50∼3.75%, 일본은 1.00%로 미국 상단 기준 격차가 2.75%포인트에 이른다. 일본은행은 다음 달 17,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년 4월부터 식료품 소비세율을 8%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감세가 재정적자와 엔화 약세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일본에도 엔저가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속에 통화정책 전환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