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공조, 위안화 견제와 국채 방어 노렸다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의 엔화 부양 공조에는 아시아의 경쟁적 통화 약세를 차단하려는 목적이 담겼다. 위안화 견제와 한국의 대미 투자 압박, 미국 장기 국채 금리 방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화 약세가 심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4일 일본과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의 배경으로 원화와 위안화 변동성을 지목했다. 엔저를 계기로 아시아 각국이 수출 경쟁력을 지키려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는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의 조치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일본 기업이 엔저로 가격 우위를 확보하면 한국과 중국도 통화 강세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고 판단했다. 1990년대 후반 엔화 가치가 1년 사이 달러당 30엔 떨어져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의 수출 경쟁력과 통화 불안을 악화시킨 사례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특히 관세로 중국 제조업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를 활용한 중국의 아시아·남미·아프리카 시장 확대를 억제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한국을 향한 메시지도 분명하다. 미국은 세계 주요 제조업 국가인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경계하면서 지난달 23일 한국을 네 차례 연속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원화 약세가 대미 투자 결정을 어렵게 해온 만큼 환율 안정을 지원하는 대신 투자 집행을 재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선트 장관이 연준 보유 유로화와 위기대응 유동성 공급 수단까지 동원한 사실을 공개한 점은 개입 의지를 강조한 대목이다.
연준의 FIMA 레포 기구 활용에는 미국 국채를 방어하려는 계산도 반영됐다. 일본이 엔화 지지를 위해 보유 미국채를 시장에 내놓으면 지난달 31일 5.28%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30년물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다만 엔화 급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빠르게 청산되면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되고 한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이 일본의 해외 자산 투자가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충격을 줄이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