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치 석방 요구에 법 절차 강조
핵심 요약
미얀마 정부가 아웅산 수치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한 ASEAN의 요청을 거부했다. 수치는 구금 5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적십자위원회 대표를 만났다. 미얀마는 현 특사와 협력하되 2027년 이후 특사 체제를 계속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군부 지원 정부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의 완전하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요청을 거부했다. 정부는 형량을 인도적 차원에서 감경했지만 전면 석방은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지난 토요일 밤 밝혔다. 차기 의장국 체제에서도 미얀마 특사가 계속 필요하다는 견해에도 선을 그었다.
81세인 수치는 지난주 국제적 독립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 대표를 만났다. 5년 전 구금된 뒤 외부 국제 인도주의 단체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는 수도 네피도의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형을 살고 있으며, 지지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적용된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해 왔다.
현 의장국인 필리핀은 지난 금요일 이번 면담을 대화와 화해를 향한 조치로 평가하면서 정치범에 대한 접근 확대와 수치의 무조건 석방을 촉구했다. 미얀마 정부는 필리핀 외교장관 마리아 테레사 라자로가 맡은 현 특사와는 협력을 이어가겠지만, 싱가포르가 2027년 1월 1일 의장국을 넘겨받은 뒤에도 같은 방식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ASEAN은 2021년 4월 적대 행위를 끝내고 당사자 간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평화 계획을 마련했으며, 특사가 이를 중재하도록 했다. 당시 수치의 민간정부에서 권력을 장악했던 전 군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은 계획 불이행으로 정상급 회의 참석이 제한됐다. 이후 정치적 정당성 확보와 ASEAN 관계 복원을 추진한 그는 선거 뒤 대통령에 취임한 지 석 달여 만에 일부 회원국이 미얀마를 차별했다며 평화 계획을 일축하고 사안별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치러진 선거는 민간 통치 복원을 내세워 군부의 지배력을 굳히려는 형식적 절차였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