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치 석방 거부·아세안 특사 폐지 주장
핵심 요약
미얀마 정부가 아웅산 수치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한 아세안의 입장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했다. 현 정부가 선거로 출범했다며 아세안 미얀마 특사 직책도 내년부터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계 개선 움직임 속에서도 수치 석방과 쿠데타 후속 조치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10일 아웅산 수치(81) 국가 고문의 완전하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구한 아세안의 입장을 주권과 사법 절차를 침해하는 내정 간섭으로 규정했다. 인도적 고려로 형량을 줄였지만 석방은 법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며, 쿠데타 이후 만들어진 아세안 미얀마 특사 직책도 내년부터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반발은 군사정권 수장에서 민간 정부 수반으로 자리를 바꾼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최근 태국을 방문하며 아세안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네피도 의회 국정연설에서 일부 아세안 회원국이 지난 5년간 미얀마를 차별했다며 사안별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얀마 정부는 다당제 선거로 현 정부가 출범한 만큼 아세안 특사의 임무도 끝났다는 입장이다.
아세안과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폭력 중단 등을 담은 5개 항에 합의했지만 이행은 진전되지 않았다. 아세안은 이후 주요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를 배제해 왔다.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한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정권을 장악했으며, 쿠데타 뒤 6천명 넘게 살해되고 2만명 넘게 임의 구금된 것으로 국제앰네스티는 집계했다.
수치 고문은 군부에 체포된 뒤 5년 넘게 외부와 단절된 수감 생활을 이어왔다. 부정선거와 부패 등 혐의로 처음에는 징역 33년을 선고받았고 여러 차례 감형됐으나 약 18년의 형기가 남아 있다. 올해 초 야당이 사실상 배제된 총선에서 군부가 압승한 뒤 흘라잉은 대통령에 선출됐고, 일부 반대 세력 사면과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 등 유화 조치를 내놨다. 반군과의 내전은 5년 넘게 계속돼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