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캐피탈, 코스닥 저평가 기업 지분 확대
핵심 요약
미리캐피탈이 코스닥 상장사 13곳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 부채가 적고 현금흐름과 사업 기반이 안정적인 저평가 기업에 투자를 집중했다. 일본 중소형주 시장에서 활용한 장기 가치투자 방식의 국내 재현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계 투자회사 미리캐피탈이 국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시장의 관심을 덜 받은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9조2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내용을 보면 미리캐피탈은 코스닥 상장사 13곳의 지분을 각각 5%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지분율이 20%를 웃돈다.
한국 투자 기업에는 가비아와 미코, 한국알콜, 지어소프트 등이 포함됐다. 미리캐피탈은 상당수 기업에서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으며, 매일 물량을 나눠 조금씩 사들이는 분할 매수 방식도 활용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의 모회사 지어소프트는 미리캐피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가운데 지난 4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후 이 회사 주가는 40% 넘게 올랐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미리캐피탈은 2020년 설립됐고, 지난 3월 기준 운용자산은 약 9억달러로 원화 환산 시 약 1조3000억원이다. 일본 중소형주 시장에서 부채가 적고 현금이 풍부하면서 사업 기반이 안정적인 저평가 기업을 발굴하는 투자자로 알려졌다. 시장의 주목을 받는 성장주보다는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가는 중소 서비스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고, 상당한 지분을 확보한 뒤 필요하면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끄는 방식을 구사해 왔다.
미리캐피탈이 투자한 국내 15개 기업 가운데 13곳이 코스닥 상장사라는 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관심을 끈다. 이번 투자는 시장 전체를 부실 기업이 많다는 이유로 외면하기보다 평가에서 소외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별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겉으로 드러난 성장성뿐 아니라 사업 기반과 자산 가치, 현금흐름을 함께 살피는 접근이 코스닥 기업 발굴의 한 방향으로 제시된 셈이다. 일본에서 활용한 장기 기업가치 중심의 투자 방식이 한국 시장에서도 이어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