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바 권력 재편 이끌 실용파 후보 탐색
핵심 요약
미국 정부가 쿠바 권력 내부에서 대미 협력이 가능한 실용주의 지도자 후보를 찾고 있다. 쿠바의 후계 구도는 강경파 중심이며 미국이 수용할 만한 인물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경제 개방과 러시아·중국 정보요원 축출 등을 원하지만 쿠바 지도부는 양보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쿠바의 전·현직 당국자 가운데 경제 개방과 대미 협력에 나설 수 있는 차기 지도자 후보를 찾고 있다. 현 지도부 전체를 교체하기보다는 기존 권력 구조 안에서 실용주의 성향의 인물을 부상시키려는 구상이다. 정보기관에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생포된 뒤 임시 대통령이 된 델시 로드리게스와 비슷한 유형을 선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미 정보기관은 쿠바의 권력 지형이 베네수엘라보다는 이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이 여전히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다, 현 지도부가 축출되더라도 권력을 넘겨받을 실용파 당국자가 거의 없다는 판단이다. 차기 권력을 기다리는 주요 인사들은 오히려 강경 노선을 대표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쿠바도 마두로 생포 작전 이후 라울 카스트로와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 조치를 강화했다.
쿠바 정부 안에서는 피델 카스트로의 종손자인 오스카르 페레스올리바 프라가가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최근 국영 텔레비전과 정부 발표에 자주 등장했고 국제 언론과도 이례적으로 인터뷰했지만,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인물로 평가된다. 반면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 로드리게스 카스트로와 라사로 알베르토 알바레스 카사스 내무장관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군에 포함됐다.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장은 올해 쿠바 방문 때 두 사람을 모두 만났다.
미국은 쿠바가 경제를 자유화하고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하는 한편 미국산 원유를 구매하고 러시아·중국 정보요원을 축출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쿠바 지도부는 현재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서도 베네수엘라식 권력 이양을 검토했으나 실용파로 분류된 일부 당국자가 전쟁 초기 공습으로 사망했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복귀시키려던 구상도 무산됐다. 이란에서 드러난 준비 부족은 쿠바의 대체 지도자 탐색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