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드 잔액 1조2600억달러…생활비 부담 가중
핵심 요약
미국의 2분기 신용카드 잔액이 1조2600억달러로 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90일 이상 장기 연체 관련 지표는 12.8%로 상승했지만 신규 연체 전환율은 6.97%를 기록했다. 전체 가계부채가 정체된 가운데 카드 부채가 늘며 계층별 재정 격차가 드러났다.
미국의 신용카드 잔액이 올해 2분기 1조2600억달러로 늘어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상당수 소비자가 식료품을 비롯한 필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계층에 따라 소비 여력과 부채 부담이 엇갈리는 이른바 ‘K자형 경제’의 단면도 나타났다.
11일 현지시간 공개된 2분기 가계부채 자료에서 신용카드 잔액은 전분기보다 210억달러, 1.7% 증가했다. 지난해 세운 역대 최고치 1조2800억달러와의 격차는 200억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에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잔액이 줄었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90일 이상 결제가 밀린 장기 연체 관련 지표도 7.6%에서 12.8%로 상승했다.
장기 연체 지표에는 금융회사가 과거 손실로 처리한 부채가 신용보고서에 계속 남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 소비자의 신용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새로 연체 상태로 전환된 신용카드 잔액 비율은 6.97%로, 신규 연체 흐름이 급격히 나빠진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연체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아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상태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가계부채는 18조80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30억달러 감소했다. 전체 부채가 사실상 정체된 상황에서 카드 부채만 늘어난 점은 가계의 재정 여건이 계층별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소득층과 자산 보유 계층은 경제 성장과 자산시장 상승의 혜택 속에 소비를 이어가지만, 저소득층을 포함한 취약 가계는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려 빚에 기대고 있다. 급여를 받은 뒤 곧바로 생활비로 소진하는 가계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