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생 시민권 범위 축소…원정 출산 단속 강화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 적용 범위를 축소하고 원정 출산 단속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부 외국인 부모의 자녀와 미국령 출생 아기가 시민권 제외 대상에 포함됐다. 수정헌법 14조 위반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무효 소송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출생 시민권의 적용 대상을 줄이고 원정 출산 단속을 강화하는 행정명령 두 건에 서명했다. 미등록 이민자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으려던 기존 조치가 연방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지 약 5주 만에 범위를 조정해 다시 제한에 나선 것이다.
새 행정명령은 시민권 취득만을 목적으로 입국한 산모의 자녀와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정부 공무원인 자녀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테러 단체 또는 적성국 소속으로 분류된 부모의 자녀,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한 미국령 출생 아기도 시민권을 얻지 못하도록 했다. 출산 관광 목적의 입국자는 미국 입국이 영구 금지되며, 원정 출산을 도운 개인과 단체에도 정부 조치가 가능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첫날 불법 또는 임시 체류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의 시민권을 제한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를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을 시민으로 규정한 수정헌법 14조 위반으로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결정을 부당하다고 비판하며, 남북전쟁 직후 노예의 자녀를 위해 마련된 제도가 원정 출산 사업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 출신 임산부의 원정 출산을 국가 안보와 선거 공정성 문제로 보는 시각을 반영했다. 그러나 기존 미국법도 자녀의 시민권 취득을 위한 출산 목적 입국자에게 관광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있어 규정 집행이 우선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해외 주소를 둔 산모에게서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연간 2만2000~2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제도가 폐지되면 미등록 이민자가 해마다 약 25만5000명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새 명령 역시 수정헌법 위반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