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분쟁 대비 핵 선택지 확대 논의
핵심 요약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역내 군사행동에 대비해 전술핵 운용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검토 범위에는 재래식 충돌과 제한적 핵교전, 고강도 확전 및 해상 기반 핵 순항미사일이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이 재래식 전력의 공백을 전술핵으로 보완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역내 군사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운용 비중을 높이는 새로운 핵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비공개 안보 심포지엄에서 미국에 ‘합리적인 핵 옵션’이 필요하다며 핵역량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국은 이를 탄약과 재래식 전력의 부족을 핵무기로 보완하려는 공격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콜비 차관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보다 재래식 지역 전쟁에서 핵무기가 제한적으로 사용된 뒤 충돌이 확대되는 상황을 더 우려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대통령에게 제시할 핵 선택지를 넓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리처드 코렐 전략사령관은 검토 범위가 사이버전과 재래식 역량부터 제한적 핵교전, 고강도 확전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전투 지역에 어떤 전력이 배치됐는지 상대가 단정하지 못하도록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국은 냉전기에 약 2만개의 전술핵을 보유했으며, 한국에 배치했던 물량은 1991년 모두 철수했다. 이후 북한의 핵위협이 커질 때마다 국내에서 재배치 필요성이 거론됐다. 현재 보유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B-61 계열 핵폭탄이 약 230기이고 이 가운데 약 100기가 유럽에 배치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해군은 지난해 10월 해상 기반 핵 순항미사일 개발을 재개하고 레이시온과 록히드 마틴 등 5개 방산업체에 시제품 제작을 맡겼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전술핵 운용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6월 초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 등 나토 6개 회원국에서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항공기의 확대 배치를 희망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유럽에서 핵잠수함과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 재래식 전력을 줄인 뒤 생기는 공백을 전술핵으로 채울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월 방한한 콜비 차관은 중국의 지배나 억압이 아니라 어느 국가도 패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힘의 균형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