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쏠림 가속…과열 신호는 최고 수준
핵심 요약
한국 개인투자자의 지난달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46억4241만달러로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위험 선호 지표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AI 기업 실적과 연준의 금리 경로가 미국 증시 랠리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황 둔화와 변동성 확대로 흔들리자 한국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미국 주식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지난달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6억4241만달러로,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낙관론이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마이클 하트넷이 이끄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팀의 ‘강세·약세 지수’는 최근 9.7까지 올라 202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가 상승이 여러 업종으로 확산하고 고수익 채권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위험 선호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주식시장 순유입액은 96억달러로 전망돼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전략팀은 예상 밖 악재에 대비해 방어주와 장기채권, 미국 달러로 자금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 투자자의 자금 이동에는 국내 투자심리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코스피가 7월 큰 폭으로 하락해 변동성이 커진 반면 미국 증시는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하면서 매수세가 미국 시장으로 기울었다. 여기에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2만3000명 감소해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부각됐고,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고용 둔화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지만 물가 압력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으면 완화 정책 전환은 제한될 수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9대3으로 정책금리를 3.50~3.75%에서 동결했다. 일부 위원은 현 금리만으로 인플레이션 억제가 어렵다며 인상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국 증시의 향방은 AI 기업 실적과 투자심리가 높은 금리 부담을 견딜 수 있는지에 달렸다. 실적 호조가 지속되면 랠리가 이어질 수 있지만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경기·AI 산업에서 악재가 불거지면 차익실현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과도한 낙관론 속에서는 작은 정책 변화와 경제지표에도 시장 반응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