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통 증권 블록체인 전환 속도…한국은 조각투자 중심
핵심 요약
미국 SEC가 토큰화 증권 발행·보관·거래 제도 정비에 나서며 전통 증권의 블록체인 전환을 추진한다. 한국은 내년 토큰증권법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IP 등 비정형 자산의 조각투자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 중이다. 미국은 금융시장 효율화와 디지털 금융 주도권 확보를, 한국은 새로운 투자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한다.

미국이 기존 주식과 채권 등 정형증권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이나 지식재산권 등 비정형 자산을 증권화하는 조각투자 방식으로 토큰증권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달 발표한 '2026년 규제 어젠다'에서 토큰화 증권의 발행·보관·거래를 제도권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SEC는 증권사의 토큰화 증권 보관 방식, 거래소와 대체거래시스템(ATS)의 거래 중개 기준, 명의개서기관의 블록체인 활용 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폴 앳킨스 SEC 의장은 디지털자산 관련 상품과 사업이 미국 시장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SEC는 지난 3월 나스닥이 러셀1000, S&P500,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구성 종목과 이를 추종하는 ETF를 기존 형태와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토큰화 증권은 기존 증권과 같은 종목으로 거래되며, 결제는 DTCC 산하 예탁기관인 DTC를 통해 이뤄진다. DTC는 지난 5월 보관 중인 주식·ETF·미국 국채 등을 토큰화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50개 이상 금융회사가 참여해 10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토큰화 주식 구조는 실제 주식을 외부 보관 후 별도 토큰을 발행하는 '래퍼형', 기존 주식 권리를 블록체인 기록과 연결하는 '권리연계형', 기업이 처음부터 블록체인에서 발행하는 '직접발행형'으로 나뉜다. 현재 시장의 70% 이상은 래퍼형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기존 주주권과 투자자 보호 원칙을 유지하면서 블록체인 거래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내년 2월 4일 토큰증권 제도화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논의는 부동산·IP·음원·예술품 등 비정형 권리를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는 조각투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기존 대규모 시장의 인프라를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한국은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웠던 자산을 증권화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