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동 백신 권고 11종으로 재편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어린이의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18개 질병에서 11개로 줄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코로나19·독감·로타바이러스와 A형·B형 간염 등은 고위험군이 아니면 부모와 의사의 공동 판단으로 접종한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 문제를 지적했고, 주정부 권한 및 기존 자문 절차와의 충돌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어린이 예방접종 권고 대상을 18개 질병에서 11개로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홍역·볼거리·풍진·소아마비·수두 등은 모든 어린이의 기본 권고 대상에 남지만, 코로나19·독감·로타바이러스·수막구균성 질환·A형 및 B형 간염 백신은 부모와 의사가 접종 여부를 함께 결정하게 된다.
새 일정은 덴마크의 접종 체계와 같은 범위로 조정됐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와 A형·B형 간염 등 일부 백신은 특정 고위험군에만 우선 권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백신을 하루에 한꺼번에 맞히지 말고 다섯 차례로 나눠 접종하자는 방안과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을 각각 따로 접종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초 지시된 90일보다 앞당겨 명령을 이행할 방침이다.
행정부는 미국 어린이가 지나치게 많은 백신을 접종받고 일부에게는 이익보다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주장을 정책 변경의 근거로 들었다. 케네디 장관은 접종 횟수를 평균 72회, 최대 94회로 제시했지만 현행 일정상 5세까지 받는 접종은 최대 35회다. 자폐증 진단은 1980년대 어린이 1천 명당 1명에서 현재 31명당 1명으로 늘었으나, 전문가들은 인식 향상과 경증까지 포함한 진단 범위 확대가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한다.
의료계와 정치권에서는 과학적 근거와 법적 권한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졌다. 앤드류 라신 미국소아과학회 회장은 이번 조치가 부모의 백신 의심과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고, 감염병 전문가 아메시 아달자는 기존 권고를 무시하면 더 많은 어린이가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와 어린이집의 접종 의무화는 주정부 권한이며, CDC 권고도 전문가 위원회의 심의와 국장 채택을 거쳐야 한다. 앞서 행정부가 추진한 단축 일정은 연방법원에서 중단됐고, 소아과학회는 별도의 접종 일정을 내 기존 권고를 따르도록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