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 필수 생활비까지 카드 의존 확산
핵심 요약
미국 근로연령 성인의 28.3%가 카드로 산 식료품 대금을 전액 상환하지 못했다. 필수 생활비를 마련하려 가족에게 빌리거나 할부와 저축을 이용한 가구도 적지 않았다. 생활비 압박은 연소득 1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에서도 확인됐다.
미국에서 식료품과 공과금 등 필수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충당하는 가계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인 1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18~64세 근로연령 성인 7500여 명 가운데 28.3%는 카드로 식료품을 산 뒤 결제대금을 전액 갚지 못했다. 연소득 15만 달러 이상인 응답자의 약 35%도 생필품 구매에 신용카드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연령 성인의 34.9%는 카드로 결제한 식료품 대금을 결제일에 모두 상환했지만, 19.6%는 최소 결제금액만 냈고 8.7%는 최소 금액조차 매번 납부하지 못했다. 최소 결제금액을 계속 내지 못한 비율은 2023년 7.1%에서 2025년 8.7%로 1.6%포인트 올랐다. 식료품을 사려고 다른 용도의 저축을 꺼낸 비율도 19.6%였다.
지난 3월 미국·영국·캐나다·호주 소비자 42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별도 조사에는 미국인 1075명이 참여했다. 미국 응답자의 30%는 최근 3개월 사이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식료품이나 공과금을 카드로 결제했다고 답했다. 생활비 때문에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빌린 비율은 20%, 할부 결제를 이용한 비율은 18%, 다른 목적으로 마련한 저축을 쓴 비율은 17%였다.
테네시주에 사는 31세 알렉산드라 톰슨은 남편과 합쳐 연간 7만 달러, 약 1억 원을 벌지만 아홉 살 아들을 키우며 저축할 여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달에 한두 차례 외식하는 것 외에는 큰 소비가 없는데도 매주 사는 식재료와 필수품 가격이 계속 부담된다는 설명이다. 응답자의 45%는 생활물가 상승의 책임이 개별 기업보다 정부에 더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