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개입, 브라질 대선 판도 흔든다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제재·비자 조치와 공개 지지가 브라질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은 기존 관세가 무효화된 뒤 법적 근거를 바꿔 브라질산 일부 제품에 최고 37.5% 관세를 시행했다. 룰라가 주권 침해 논리를 앞세운 가운데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플라비우를 5%포인트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와 제재, 비자 취소에 이어 플라비우 볼소나루를 공개 지지하면서 10월 브라질 대선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오는 16일 시작되며, 1차 투표는 10월 4일 실시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같은 달 25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현재 선거 구도는 네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플라비우의 대결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브라질산 일부 제품에 기존 10% 관세와 추가 관세를 합쳐 최고 50%를 부과했다. 자이르 볼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과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브라질 대법원의 규제가 행정명령상 이유로 제시됐다. 미국이 지난해 브라질과의 상품 교역에서 144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형사재판 문제가 고율 관세의 명분으로 활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이르 재판을 정치적 박해로 규정했고, 재판을 담당한 대법관을 제재한 데 이어 지난 4일 주미 브라질대사의 비자도 취소했다.
자이르는 2022년 대선 패배 뒤 군과 국가기관을 동원해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돼 27년형을 선고받고 자택에 수감돼 있다. 출마 자격을 잃은 그의 지지층과 조직은 상원의원이던 장남 플라비우에게 넘어갔다. 차남 에두아르두는 미국에서 부친 구명 활동을 벌이며 고율 관세를 옹호했고, 플라비우도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관세를 6대 3으로 무효화하자 미국은 무역법 301조 등을 적용해 최고 37.5%의 새 관세를 마련했다.
새 관세는 브라질의 대미 수출액 가운데 23.1%에 적용되며 지난달 31일 발효됐다. 플라비우는 시행을 180일 늦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룰라는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볼소나루 일가의 책임을 부각하면서 물가와 치안에 집중됐던 선거 쟁점을 국가 주권 문제로 넓혔다. 응답자의 47%는 볼소나루 일가가 미국 관세를 불러왔다는 주장에 동의했고, 42%는 관세 때문에 룰라 쪽으로 기울었다고 답했다. 결선 가상대결은 룰라 44%, 플라비우 39%로 집계돼 격차가 3주 사이 8%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