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화재가 드러낸 효율 뒤의 안전 공백
핵심 요약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로 복잡한 건물 구조와 일용직 노동자의 대피 취약성이 드러났다. 현장 교육에서는 작업 위험을 다뤘지만 화재 대피 요령과 대피로 안내가 빠져 있었다. 리튬배터리 로봇의 위험과 지역사회 피해까지 포함한 물류산업의 안전 책임을 점검해야 한다.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복잡한 건물 구조와 일용직 중심의 작업 체계가 대피 과정에서 노동자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대형 물류창고는 여러 회사가 층별로 나눠 쓰기도 해 처음 출근한 노동자가 입구와 작업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는 숙련된 소방대원도 고립됐다.
쿠팡캠프에서는 작업 전 위험요소와 주의사항을 공유하는 TBM이 진행됐다. 물건을 던지지 말고 롤테이너에 짐을 지나치게 쌓지 말라는 교육은 있었지만, 화재 발생 때의 대피 요령과 대피로 안내는 없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조장을 따라 2~3명씩 배치됐고, 계속 움직이는 라인과 작업 독촉 속에서 시야를 가릴 만큼 짐이 쌓인 롤테이너를 옮겼다. 자신이 건물의 어느 지점에서 일하는지 파악할 여유도 부족했다.
물류센터 안의 리튬배터리 로봇도 화재 대응에서 새 위험요소로 확인됐다. 불이 난 센터에는 수백 대의 로봇이 있었으나 소방당국이 이를 파악한 시점은 화재 발생 13시간 뒤였다. 물류업계는 비용과 효율을 위해 화재에 취약한 메자닌 구조를 채택하고 일용직 인력과 로봇을 활용해 왔다. 쿠팡은 2021년 경기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소방안전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일용직 운용 방식은 그대로 유지됐다.
물류시설의 위험은 사업장 내부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화재로 인근 주민들도 큰 피해를 입었으며, 물류산업은 동네의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만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도 함께 요구된다. 대형마트에 혼잡세를 부과하고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공원이나 도서관을 기부채납으로 확보하는 것도 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제도다. 현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감식과 수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와 함께 일용직 노동자의 대피 교육, 로봇 정보 공유, 지역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