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에 반도체주 급등…국내 증시 시총 6000조원 회복
핵심 요약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반도체 대형주 급등에 힘입어 15거래일 만에 6000조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7월 물가와 고용 지표 둔화는 9월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를 키웠다. 브렌트유 가격 상승과 중동 전쟁 장기화는 물가 재상승의 변수로 남았다.
국내 증시가 13일 나흘 연속 동반 상승하며 시가총액 6000조원대를 되찾았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합친 시가총액은 장 마감 기준 6097조4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이후 15거래일 만의 6000조원 회복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누그러지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관련 기업의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5%대 급등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30포인트(3.56%) 오른 6813.34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나흘간 상승률은 8.8%에 이른다. 코스닥은 2.46포인트(0.29%) 상승한 861.37로 마감했다. 미국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와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예상 밖 호실적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높였다. 물가 부담 완화와 AI 투자 기대가 겹치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나타난 흐름이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12일 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라 6월의 3.5%보다 상승률이 낮아졌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6월의 2.6%보다 둔화했다. 앞서 7월 미국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2만3000명 줄어 시장 전망인 8만명 증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고용과 물가 지표가 모두 약화하면서 9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지면 미국 장기국채 금리 하락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분산, AI 기업의 채권 조달 부담 완화가 이어질 수 있어 국내 메모리 반도체주에도 우호적이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는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개방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98달러로 90달러에 근접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미국 물가와 금리 인상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