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섬의 사계로 되찾은 삶, 김호웅 사진전
핵심 요약
김호웅 사진가가 제주 문섬 바다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집을 펴내고 전시를 연다. 가족을 잃은 상실 속에서 다시 만난 바닷속 생명은 사진 작업을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책과 사진의 판매 수익금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사용된다.
30년 넘게 수중사진을 촬영해 온 김호웅 사진가가 제주 서귀포 문섬 주변의 바닷속 풍경을 담은 사진집 ‘바다가 좋은사람, 김호웅의 문섬이야기’를 펴내고 동명의 사진전을 연다. 전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갤러리 인덱스에서 진행되며, 책과 사진의 판매 수익금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사용된다.
김 사진가는 문화일보에서 30여 년간 사진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뉴시스 사진영상부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1994년 대청호에서 발견된 민물해파리를 처음 보도했고, 2002년에는 강원도 양양 앞바다의 인공어초를 사계절 동안 취재한 작품으로 한국보도사진전 은상을 받았다. 오랜 수중 취재 경험은 문섬의 계절과 생명체가 만드는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는 바탕이 됐다.
김 사진가는 몇 년 전 아내와 큰딸을 잇달아 떠나보낸 뒤 삶의 이유를 잃을 만큼 깊은 상실을 겪었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찾은 문섬 바닷속에서 산호와 해조류, 그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와 수면 아래로 스며드는 햇빛을 마주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낀 그는 이후 여러 차례 사계절을 보내며 봄의 생동감과 여름의 찬란함, 가을의 깊이와 겨울의 고요를 사진에 새겼다.
사진집과 전시 작품에는 같은 물속, 같은 자리에서도 하루마다 달라지는 문섬 바다의 색과 움직임이 담겼다. 김 사진가는 그 변화를 때로는 있는 그대로, 때로는 경외와 설렘의 시선으로 기록했다. 먹고 먹히는 순환 속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모습은 먼저 떠난 가족의 사랑이 다른 형태로 남아 있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고, 셔터를 누르는 작업은 멈췄던 그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삶의 이유가 됐다.